빈정 상했다.

from scribble 2008/07/05 08:10
█ 난 결코 영어를 못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또 마구 잘하는 건 아니지만, 어찌됐건 못하는 건 아니다. 유럽언어표준레벨이 A1~C2로 구별되는데 A1-A2-B1-B2-C1-C2 이런 식이다. 나는 현재 C1 클라스 수업을 듣고 있고, C1에서 세부화되는 C10과 C11중에서도 더 높은 레벨인 C11을 듣고 있다. 운이 좋아서인지 레벨 테스트를 꼼수로 통과했든지 간에 어쨌든 최고레벨 바로 아래 반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것이다. -_- 같은 반의 한국인들이 말한다. 처음 시작을 이 레벨로 하는 한국인은 별로 없다고. 같은 반의 유럽 애들이 말한다. 한국애들이 처음부터 이 반에서 시작하는 경우는 잘 못 봤다고. 재수없게 자기 자랑을 하는 것처럼 되어 버렸는데 어찌됐건 요점은 내 영어실력은 하수가 아니라는 거다.

남은 레벨 하나는 Proficiency레벨인데 여긴 정말 잘하는, 네이티브 수준에 가까운 애들이 가는 반이다. 케임브릿지로 치면 CPE급에 해당하는 반이랄까. 나는 다음주부터 이 반으로 레벨업을 하려고 했었다. 5월 이후부터 바뀐 선생님이 맘에 들지 않아서이기도 하고, --사람은 참 좋은데 수업이 내 스타일이 아니다-- 반 분위기가 좀 맘에 들지 않아서이기도 하고, 현재 C1 레벨이 나한테 너무 딱 맞아서 좀 더 챌린징한 수준을 원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보다 영어를 잘하는 애들 사이에서 있으면 동기 부여도 되고 말이다. 지금은 나랑 고만고만한 수준의 애들이 있으니 내가 꿀린다는 느낌을 못 받아서인지 그렇게 열심히 하지를 않는다-.- 그래서 현재의 선생님에게 얘기를 해서 반을 바꿀 수 있겠냐고 요청했고, 선생님은 네 수준은 충분히 C2 레벨을 따라갈 수 있다고, 내가 레벨업 대기명단에 네 이름을 올려놓겠다고 했다.

그래서 오늘, 금요일, 쉬는 시간에 다음주부터 C2 반에 올라갈 수 있는지 체크하러 디렉터룸에 갔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교감실.. 정도라고 해야할까.) 그랬더니 거기 선생님이 얘기를 좀 하쟨다. 못할 거 없지. 얘기를 했다. 나한테 이렇게 얘기하더라. "지금 C2 반의 인원이 꽉 찼고, 거기다가 내가 볼 때는 아직 넌 C2 레벨에는 좀 부족한 거 같다. 좀 더 후에 다시 보면 안되겠느냐." 이런 말은 들을 거라고 예상했던지라, 나는 내가 왜 C2 레벨로 올라가고 싶어하는지 설명을 했다. 나도 내가 그 레벨이 안된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좀 더 챌린징한 수업을 원해서 무리해서라도 하고 싶은 거라고. 그랬더니, 옆에서 듣던 다른 디렉터가 이러는 거다. "그건 너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른 학생들도 생각을 해야하지 않겠느냐. 너보다 훨씬 잘하는 다른 학생들이 있는데 네가 들어오면 걔네들이 뭐라고 생각하겠느냐."

이 말 듣고 기분이 팍 상했다. 나도 내가 걔들만큼 잘하지 못한다는 건 안다. 하지만 내 지인중에 하나는 나랑 영어실력이 비슷한데 (사실 난 내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 -.-) 지난주에 C2 레벨로 올라갔다. 본인이 요청해서. 그런데 왜 나는 안되는데-.- 아 물론 그땐 자리가 널널했다고는 하지만.. 좌우지간 저런 말을 들으면 당연히 기분이 나쁜 거다. blunt하게 얘기하는 건 좋지만 그래도 학생 기분도 생각을 해주어야 하는거 아닌지. 내가 마치수업 지진아라도 되는 것처럼 얘기하니까 존심이 좀 상했다.

이어지는 그 원래 얘기하던 선생님은 이렇게 말을 이었다. "게다가 자리도 부족하니까.. 샬롯이 얼마나 잘하는지 너도 알지? 걔가 C2로 올라가야지 네가 먼저 올라갈 것은 아니지.. 좀만 더 기다려 보아." 샬롯은 이번주에 새로 들어온 프렌치다. 걔 잘하는거 나도 안다. 사실 엄청 잘한다. 근데 샬롯의 어머니는 런.더.너.다. 그럼 잘할 수밖에 없는거 아니냐고.. 지금은 엄마랑도 프렌치로 얘기를 한다는데 어릴 때는 엄마랑은 영어로 대화했댄다. 그럼 이미 게임 오버지, 뭐. 억양도 완벽한 코크니를 구사한다. 영국인으로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댄다. 뭥미. 그런 애한테 내가 상대가 되겠느냐. 넵, 먼저 레벨 올라가시지요. 어쩌다 C1으로 잘못 오셨나요. 하고 비켜드리는 거지. 난 샬롯을 인간적으로 좋아한다. 좋은 사람이다, 쾌활하고.. 그치만 이럴 때는 존심이 상한다.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그 디렉터의 말과 합쳐져서 오늘 하루 기분을 망치는 주범이 되었다.

난 영어를 내가 배우고 싶어서 배우는 거지 대기업취직 어쩌고 이런거랑은 사실 큰 관계가 없다. 어차피 소통하려고 배우는 게 언어인데, 최대한 내 느낌과 감정을 영어로도 잘 표현하고 싶을 뿐이다. 그뿐이다. (아 물론 취직에도 도움이 되는 건 부가적으로 딸려오는 거고..-_-) 하지만 이럴 때마다 영어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고 내가 뭐하러 큰돈 들여서 여기까지 왔나 싶다. 아무리 해도 결과적으로 저런 애는 따라잡지 못할 거 아니겠느냔 말이다......

공부나 하자 공부나-_-

█ 여기에다 더해, 교통카드 (오이스터 카드)를 잃어버렸드아........ o<-< 아 정말이지 왜 잃어버렸는지 이해가 안 간다. 어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갔다오느라고 아스날 역에 다녀온 이후 집에 오는 버스 탈 때까지 잘 쓰고 백의 포켓에 넣어뒀는데 오늘 아침에 학교 갈 때 카드 찍어려고 포켓에 손을 넣으니 있어야 할 자리에 없는거다-_-;;;;;;;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난 어제 마지막으로 찍고 넣어둔 후 본 적도 없다. 방을 이잡듯이 뒤졌고 침대 시트까지 뒤엎었는데도 안 나온다. 대체 어디서 잃어버린 건지 감도 안 잡힌다 ㅠ_ㅠ 결국 포기하고 카드관리국에 전화해서 분실신고 하고 다시 돌려받기로 했다. 충전해서 쓰다 남은 돈 13파운드는 환불을 해준다고 한다. 그건 다행인데 문제는 먼슬리 버스 파스.. ㅠㅠㅠㅠㅠ 이건 영수증 갖고 역사에 가서 물어봐야 한다. 아 정말이지 모바일 브로드밴드 해지도 그렇고 사람 귀찮게 하는 일이 계속 늘어만 간다. 카드 관리국에 전화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화공포증이 있는 내가 영어로 일을 전화로 처리하려니 이건 뭐...ㄱ- 여튼 지난번엔 열쇠도 잃어버리렸는데 그 담은 카드냐. 나 왜 이래.

█ 그래도 기분좋은거 하나는 쌀언니가 보낸 구호물자 2호가 도착했다는 거. 으하하. 오늘 벌써 과자 두 봉지 까먹고 카라멜 다 먹고..-.- 저녁을 삼양라면으로 먹었다. 아 라면국물이 왜이렇게 맛있는거니 ㅠㅠㅠㅠㅠㅠㅠ 여기서도 라면은 살 수 있지만 수출용과 내수용의 맛이 다르다. 그립다 라면국물...

█ 기분전환겸.. 헤이든 크리스텐슨 사진들 몇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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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녀석을 어째.... (클릭하면 커짐)

더 보시려면 누지르세염



█ 나달 결승 진출!!! 캬캬캬컄캬컄ㅋ 2세트에서 좀 흔들흔들해서 걱정했는데 다행이 타이브레이크까지 가서 이기고 3세트는 비교적 쉽게 이기고 진출했다. 슈틀러도 잘하긴 했는데. 다리사이로 넘긴 샷 지대였음.. 오늘 드롭샷에 많이 당했다, 나달. 무릎이 까졌던데 조심하길..ㅠㅠ 페더러v사핀도 봤다. 뭐 페더러야..-.- 이 경기도 나달과 슈틀러 경기와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 사실 스코어도 같댄다 2세트랑 3세트는(..) 사핀도 괜찮게 했는데. 포인트 따는 샷들이 다 멋졌다 이 경기는. 좌우지간! 일요일 결승!! 이번에는 꼭 윔블던 우승해보자 나달아 ㅠㅠ 지금 아니면 기회가 한동안 안올거 같다 ㅠㅠㅠㅠ 페더러 은퇴 전까지는 나달한테 기회가 없을지도(..) 근데, 난 나달 팬이라 그런지 모르겠는데, 어차피 페더러 은퇴하면 나달이 넘버원 될텐데 그때까진 넘버원 자리 넘보지 말라는 말이 왜그렇게 맘에 안드는지 모르겠다. 나달 입장에선 물려받는게 아니라 따내고 싶은게 당연한거 아닌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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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터 이름은 들어온 밴드 The Young Knives의 음악을 그저께 처음 들어봤습니다. 머큐리 어워즈에 올랐다는 것만 기억하고 있는데, 오옹~ 노래 좋네요. 올드한 느낌이 나면서도 흥겹고.. 음악 장르에는 그다지 조예가 깊지 않고 그런거 잘 모르고 그냥 좋은 노래 듣는 막귀이기 때문에(..) 딱히 어디 카테고리에 들어간다고 말은 못하겠습니다만. 인디한 느낌 나는 인디 밴드네요.(뭐래) 가사 찾기도 쉽지가 않음-_-;

넣은 노래는 Dyed In The Wool로 제가 처음 들은 영 나이브즈의 곡입니다. 큐 뮤직 온라인에서 어쿠스틱 라이브 버젼을 공짜로 다운로드 서비스 해서 들어본거거든요. 듣고 바로 반해 버려서 부랴부랴 2집 앨범 다운받고-ㅁ- 첫번째는 라이브 어쿠스틱 버젼, 두번째는 앨범 버젼인데 전 어쿠스틱 버젼이 더 좋으네요. 결성된 지는 상당히 된 밴드인데 스튜디오 정규 앨범은 아직 두 장밖에 없나봐요. 2집은 2008년에 발매되었습니다'ㅅ' 이런 저절로 발이 움직이는 흥겨운 느낌 좋아하고 또 이제 햇살 쨍쨍한 여름인지라. 제철 음악이네요 으흐흐.. 이렇게 좋은 노래와 좋은 밴드가 자꾸 나와주니 세상이 아름답습니다. 프란츠 퍼디난드도 어여 3집 발매됐음 좋겠는데 가을까지 기다려야 할 듯 하죠 ㅠ.ㅠ

여튼 이 밴드 약간 독특한 프레이크 삘이 나는데.. 사진도 대부분이 그래요. 크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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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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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런 사진도..


뭔가 이 밴드도 정상인은 아닐 거 같다는 느낌이 솔솔 풍겨옵니다.
좌우지간 1집도 찾아 들어야겠삼. 요즘엔 얘네 말고도 시규어 로스랑, 모 님 블로그에서 본 Fleet Foxes 요로코롬 세 밴드 돌려가며 듣고 있습니다. 콜플은 하도 들었더니 이제 질려서 잠시 쉬는 중(..) 시규어 로스 새 앨범은 지난주에 장 보러 가면서 드디어 처음 들어봤는데 아 감동이에요.. 스타일이 확실히 변하긴 했던데 전 변한 지금 스타일이 더 제 스타일이라-ㅁ-; 요새 계속 끼고 삼. 근데 영어로 번역된 가사본이 있음 좋을텐데.T_T 무슨 뜻인지 알고 싶어요.. 좀 찾아봤는데 최근 앨범을 영어가사로 번역한 건 못 찾겠더라고요. 가장 좋아하는 곡은 --다 좋긴 하지만-- Suð í eyrum.


(+) 지금 새벽 3시가 조금 넘었는데 이제까지 안 자고 있는 이유는 윔블던 8강 재방 보다가..-_- 나달v머레이 8강 꼭 보려고 했는데 어제 약속이 있어서 외출하느라 못봤거든요. BBC iPlayer로 봤는데 시간상 때문인지 1세트는 짜르고 2세트부터 보여줬는데, 2세트는 나달이 갖고 놀았고 3세트는 밀땡이었네요. 그래도 실력차가 좀 현저해서.. 머레이 안습-.- 사실 홈그라운드 이점도 있고 해서. 전부다 컴온 머레이~! 이러는데 나달 좀 외롭겠다 싶었습니다. 여튼 3세트 마지막에서 40포인트 만든 스매쉬 짱 멋있었음..TAT 사실 전 테니스는 축구만큼 잘 아는건 아니고 그냥 보기만 하는 수준이라. 테니스를 좋아한다기보단 나달이 좋은 걸지도(먼산). 테니스 규칙도 테니프리랑 테니프리 게임 하면서 배운 거거든요 캬캬. 뭐 테니스의왕자님은 테니스 만화라기보단 그저 판타지지만..(데즈카 존~~~~!) 좌우지간. 나달 수고! 준결승도 잘해보자. 근데 오늘 준결승 오후 1시에 있던데.. 저 그때 수업받고 있는데ㅠㅠ 뭥미 ㅠㅠㅠㅠ

(++) 또다시 스킨을 바꾸고픈 유혹에 시달리는 중. 역시 난 너무 진득함이 없어..